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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 부리, 수리의 탄생 그리고 ......
등록일
2006.01.10 00:00
조회수
3,373

본문

안녕하세요? 저는 공기 좋고 물 좋은 밀양이란 곳에서 살고 있는 지상이라고합니다.


지난 여름, 친척집에서 잠시 빌려온 자동부화기 알콤을 받고서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그때가 꼭 지금의 마음과 같은 설렘이었을 거예요.


저는 삐약이가 나올 날을 기대하며 알사랑에서 알을 샀어요. 다음날 바로 알이 도착했습니다.


설레는 맘으로 알을 넣고 알콤의 전원을 켰어요.


하루하루가 정말 길게만 느껴졌어요.


혹시 깨어나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중간에 죽은 건 아닐까? 하는 여러 가지 생각에 시간이 길게만 느껴졌던 것 같아요.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드디어 21일째가 왔어요.


정말 마음이 콩닥콩닥 거리고, 그때의 기분은 뭐라 말로 설명할 수가 없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21일째가 되어도 알이 움직임이 없는 거예요. 너무나 초조했어요.


그날 밤을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초조해지는데, 밤새 잠도 잘 자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다행히도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알을 보니 글쎄 알이 흔들리고 있지 뭐예요?


마치 아프던 동생이 다 나은 것처럼 기분이 좋았어요.


그리고 학교를 갔다와보니 병아리가 벌써 태어나있었어요.


아빠가 하루정도 부화기에 놔둬야 한다고 하셔서 만져보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갓 태어난 병아리를 위해서 알콤 안에 가만히 두었어요.


그리고 나머지 2알도 곧이어 흔들리더니 다음날 깨어났어요.

그때의 기쁨은 정말 설명할 수가 없어요.

저는 병아리의 이름을 아리, 부리, 수리라고 지었어요.

내가 병아리를 자꾸만 쳐다봐서 그런지 저만 보면 쫄쫄쫄 따라오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그렇게 잘 커주던 병아리들이 이젠 아파트에서 키울 수 없을 만큼 크자 아빠가 병아리들을 할머니 댁에서 기르자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할머니 댁에 닭장을 만들고 거기서 할머니께서 잘 보살펴주신다고 하셨어요.

마음이 아팠지만, 삐약이들을 할머니 댁으로 보냈어요.


그런데 그 다음날 할머니한테 전화가 왔어요.


아리, 부리, 수리가 고양이한테 물려 저세상으로 갔다는 전화였어요.


전 무척 슬펐어요. 그렇게 맛난 거 많이 주고 같이 즐겁게 놓았었던 내 병아리들인데..


조금만 더 신경써줬으면 하늘나라로 가지 않았을 텐데...


모든 게 제 잘못인 것만 같아서 아리, 부리, 수리한테 너무 미안했어요.


그 작은 생명이 고양이 때문에 얼마나 놀랬을까,,


하지만 전 동물을 너무 좋아하는지라 또 병아리를 키워보고 싶었어요.

다시 알콤으로 부화를 시켜볼 거예요. 그래서 병아리가 태어나면 이번엔 아리, 부리, 수리보다 더 사랑해 줄 거예요.


경남 밀양시 교동 우신아파트 104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