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학교 선생님께서 농장에서 직접 기르시던 청계가 알을 낳아서, 저에게 주셨습니다. 파란색 껍데기를 가졌다고 하는 청계란의 청아한 빛의 비취색 알을 보고 매우 놀라웠습니다. 보통 계란 프라이를 해먹을 때 보던 누런 색의 알보다 훨씬 더 예쁘고 아름다운 청계란의 알을 서둘러 부화기에 넣었습니다. 하루하루가 지나면 지날수록 저의 기대감은 더욱 커졌고, 일주일 간격으로 검란해보면서 알들의 성장을 기록해나갔습니다. 첫 번째 검란은 6일째가 되던 날로, 가운데의 배아를 기준으로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핏줄들이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잘은 안보였지만 배아가 아주 조금씩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였고 생명의 고동을 느끼며 알 3개 모두 발생하여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검란을 자주하면 병아리들에게 조금 큰 무리가 갈까봐 가끔씩 부족한 물을 채워주며 다음 주가 되기를 설레면서 지냈고, 2주째가 되던 날, 다시 검란을 진행해보니 더욱 더 알을 꽉 채운 병아리를 보며 대견함을 느꼈습니다. 2주째가 조금 지났을 때 곧 있으면 태어날 것이라는 저의 병아리들을 기대하면서 그들이 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드디어 D-1이었을 때, 한 녀석이 흔들거리며 벌써부터 저에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그날 저녁, 먼저 움직이던 녀석은 구멍을 내어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렸고, 그 다음날 저녁에 완전히 알에서 나왔습니다. 남은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안타깝게도 부화하지 못하였습니다. 상실감이 컸지만, 어미의 도움 없이도 대견히 나온 두 녀석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고 처음 겪는 ‘어머니’의 역할에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지금까지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책임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 에디슨처럼 삶은 계란을 품으며 병아리를 깨어나게 하겠다는 어렸던 유치원생의 꿈을 중학생이 되어 이룰 수 있게 해준 부화기가 너무 고마웠고, 나에게 직접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작은 것들을 한 번씩 생각하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어 너무나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