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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2020 알콤달콤 이벤트에 참여합니다/ 어릴 적부터 난 닭이 참 좋았습니다.
작성자
네모와동그라미세상
등록일
2020.06.04 15:12
조회수
148

본문



 

 

어릴 적부터 난 닭이 참 좋았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학교 앞 오일장이 서는 날에는 어김없이 지각하였습니다. 담임 선생님께서 직접 시장까지 나오셔서 병아리를 보고 있는 날을 찾아내곤 하셨습니다. 어떤 때는 병아리를 부모님 몰래 부화시키고 싶어서 따뜻한 아랫목에 놓인 가구의 맨 아래 서랍장을 빼내고 드러난 방바닥에 달걀을 넣어 놓기도 하였습니다. 때론 암탉이 달걀을 낳는 것이 궁금해서 두세 시간씩 알통 앞에서 앉아 기다려보기도 하였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성인이 된 나는 닭에 관한 관심과 사랑은 더 강해져만 갔습니다. 대학교 자취방에서 병아리를 키웠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시골에 방을 구해 닭을 꾸준히 키웠습니다. 결혼 후에도 닭을 키우기 위해 늘 시골 생활을 고집하였습니다. 이런 사람이 혹여 나뿐인가 싶어서 걱정되기도 하였습니다.

직장을 다니다 보니 자연 알 품기를 늘 고집했었습니다. 부화기에서 태어난 어린 병아리들을 직접 키우기에는 큰 노력과 정성, 비용, 환경이 늘 맞지 않아서 부담이 컸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되어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깨끗한 환경에서 닭을 키우고 싶은 열정을 담아 올해 새해 첫날부터 2월 중순까지 닭장을 새롭게 지었습니다. 긴 기간이라 조금은 지쳤지만 새로운 닭장에서 생활할 닭들과 비둘기들을 생각하니 참 행복했습니다.

이렇게 닭장을 새로 짓다 보니 아주 친한 지인 형님으로부터 좋은 종란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어미 닭들이 아직은 알을 품지 않아서 작년에 사들인 알콤 부화기 2대로 부화를 시작했습니다. 귀한 종란들이라서 부화기를 오랫동안 사용한 지인 형님의 설명을 조언 삼아 부화기 설정 온도를 38.5도로 설정하고 습도는 평균 65% 이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늘 신경을 썼습니다. 자동으로 전란이 되지만 아침과 퇴근 후에 두 번씩은 손으로 전란을 시키고 종란의 위치도 앞-중간-뒤 이렇게 순서대로 바꿔 주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검란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95% 이상이 수정란이었고 발생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퇴근 후에 보니 부화기 한 대의 습도가 25% 이하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어제 물을 보충해줬었는데 습도가 25% 이하라 이상한 생각이 들어 물 공급 장치를 보니 물은 충분했습니다. 그래도 좀 더 물을 채워주고 잠자기 전에 다시 한번 습도를 확인했지만, 습도는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불안은 했지만 일단 잠을 잤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확인해보니 습도는 여전히 25% 이하였습니다. 불안한 마음은 적중하였습니다. 부화기 2대를 돌렸지만, 나머지 한 대의 부화기에도 종란이 가득하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고장이 나지 않은 나머지 한 대의 부화기에 고장이 난 부화기에서 나온 종란을 채워 넣을 수밖에 없습니다. 부화기는 만원 버스와 같이 전란이 쉽지 않을 정도로 가득차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동 전란 외에 손으로 전란을 아침에 한 번, 퇴근 후 한 번, 자기 전에 한 번, 이렇게 하루에 3번 수정 전란을 꾸준하게 실천해왔습니다. 부화기를 돌린 후 20일이 지나니 병아리들이 파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나온 병아리들을 육추기로 한 마리씩 바로바로 옮겨가며 나머지 종란들이 부화되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23일 되어도 파각 기미를 보이지 않는 알들이 50% 정도나 되었습니다. 더 이상 기다리는 것 아니다 싶어 부화되지 않은 종란을 꺼내 하나씩 깨보며 확인을 했습니다. 모두 부화 직전에 깨어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너무 속상했습니다. 지인 형님께도 너무 죄송했습니다. 지인 형님께 이 사실을 알려드렸더니 부화기 관리를 세심하게 하여야 된다는 충고를 다시 한번 하셨습니다.

오토일렉스에 부화기 A/S를 맡기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습도 조절을 위한 물은 증류수를 사용해야 하고 수돗물을 사용할 경우 물이 공급되는 부분을 부화 이후에 깨끗하게 청소를 해야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부화기를 처음 사들이면서 부화기 사용법을 꼼꼼하게 숙지하지 못한 사용자의 잘못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화기 속에서 생명의 불씨를 싹 틔우던 종란 속 병아리들이 채 세상 밖의 공기도 마시지 못한 채 떠나버린 현실 앞에서 부화란 것은 소중한 생명을 다루는 일인 만큼 조금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병아리들이 부화가 된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나갑니다. 보송보송한 솜털을 아직 벗지 못한 귀염둥이들이 모두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면서 나의 정성과 관심이 병아리들의 생명을 지키는 것임을 꼭 가슴에 담고 열심히 살아가려 합니다.

 

부화한지 한 달이 지나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병아리들의 사진을 첨부해봅니다.